▣ 일상생활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버즈효과
최근에 당신이 오디오를 하나 샀다고 하자. 그런데 도무지 연결도 되지 않고 작동이 안 된다.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그날 저녁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이 제품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다. 며칠 후 그 술자리에 있던 친구가 매장을 방문에 오디오를 구매하고자 할 때 친구가 불평한 제품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이렇게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이야기할 때 무언가에 특별한 인상을 준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한 것이 버즈마케팅이다. 초저예산 독립영화 '블레어 위치'가 1999년 인터넷에서 엄청난 극찬을 받은 뒤 미국 전역에 확대 개봉되어 제작비의 100배에 이르는 영화사상 초고의 수익률을 올린 기록이 있다. 이렇듯 마케터들에게 이 같은 버즈마케팅은 매력적이다. 매스마케팅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발적으로 촉진되는 폭발적인 수요
버즈는 '벌이나 기계가 윙윙거린다' 는 뜻이며, 버즈마케팅은 고객이 특정제품이나 서비스에 열광하는 일종의 신드롬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는 '버즈효과'에서 유래되었다.
버즈마케팅은 한 방향으로 전달되는 광고나 홍보와 달리 고객 상호 간 양방향으로 전파되는 특징이 있으며,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파급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버즈마케팅은 광고를 하지 않고 어떤 특정 제품을 화제에 오르게 하거나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남들이 그것을 목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버즈마케팅이 유행하는 이유는 적은 비용, 즉각적인 반응, 소비자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 더불어 신뢰를 바탕으로한 파격적인 설득력과 호소력에 있다.
▣ 전파성이 강한 이야기로베스트셀러를 만든다
버즈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는 '해리포터' '포켓몬' 등이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한 숙녀가 폴크스바겐을 보고 '어머, 딱정벌레 같아! '라고 소리친 것이 계기가 되어 폴크스바겐은 '비틀'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신발회사 '허시퍼피'의 경우 뉴욕의 10대들이 중고매장에서 시대적 유물이 된 허시퍼피 신발을 사들고 가는 것을 보고 재빨리 해당 제품을 고급 아울렛에서만 보내며 엄격한 유통 관리로 버즈현상의 혜택을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 눈에 잘 띄게 한 구찌의 바게트 백과 같은 패션 액세서리는 남들 눈에 띄기 쉽다는 장점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파급효과를 창출해 냈다.
'비아그라' 제조업체 '화이자'는 초기에 비아그라에 버즈효과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고전했다. 당시 사회는 '성교불능' 이라는 용어 사용이 금기시되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창의적 발상으로 '성교불능' 대신 '발기부전'이라는 의학용어를 보편화시켜 금기시되는 문제를 침실에서 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버즈현상은 행운처럼 우연히 다가오지 않는다. 심층적인 분석과 정교한 기획 등 세심하고 창조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관리가 밑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이 버즈마케팅이다.
▣ 성공적인 버즈마케팅을 위한 5가지 전술적 요소
1) 마케팅 첨병이 되는 선도자를 잡아라
버즈마케팅은 모든 소비자를 동등하게 취급하면 안된다. 여론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소수의 의견 선도자를 찾아내고 이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간 혹 시장의 대세를 주름잡을 공동체 내의 여론 주도자들에게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큰 잘못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제품에 누가 첨병이 되어 줄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버즈효과를 위해 주고객층 인 중년의 기혼 남성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의 동성연애자들을 겨냥했다. 그 결과 광고상을 수상을 정도로 멋진 마케팅 캠페인이 되어 잘 팔리는 보드가로 각광받았다.
자동차 회사인 '포드'사 또한 부동의 1위 혼다 '시빅'을 따라잡기 위해 버즈효과를 노리고 '퓨전 화이브'라는 회사를 기용해 5개 주요 시장(뉴욕, 마이애미, LA,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론을 선도할 120명의 젊은이들을 선발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사람들은 라디오 DJ, 연예인 코디네이터, 파티 기획자들로 포드사가 생각한 소비자군과 거리가 멀었다.
퓨전화이브의 주장은 의견 선도자란 타깃 소비자군의 어느 한명이 아니라 때론 타깃 소비자군과 좀 동떨어진, 그러나 정말로 그들의 문화를 이끄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120명의 첨병은 시내 곳곳을 포드의 포커스를 몰고 다니면서 갖가지 다양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포커스는 쿨 한 차'라는 이미지와 함께 전미 소형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2) 공급을 제한하라
사라들은 자신 또는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을 탐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느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싶어 한다.
'월트디즈니' 는 '사라지는 고전'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일부 비디오들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발표해 제한된 시간 안에 소비자들이 구입하게끔 유도하여 버즈효과를 노렸다.
'폴크스바겐'도 '딱정벌레' 자동차 출시 1년 후 '물안개 청색'과 '반사 황색' 두 가지 색상의 자동차를 각각 1,000대씩 생산해 인터넷으로만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버즈효과로 인해 2주도 안 돼 절반 이상이 팔려 나갔다.
3) 광고와 대중매체를 활용하라
입소문을 위한 버즈마케팅도 그 효과를 배가하는데 광고와 대중 매체가 동반 되어야 하는데, 언제 어떤 매체를 활용할 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령 광고가 일찍 나가면 소문이 시작되기 전에 실체가 드러나 버즈효과가 차단되고 반대로 너무 늦게 나가면 상승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된다.
버즈마케팅과 대중매체 광고를 적절히 조화시킨 성공사례로 미국의 담배회사인 '럭키 스트라이크'사를 들 수 있다. 러키 스트라이트는 대중의 기억에 사라지는 브랜드였다. 담배에 관한 마케팅 활동을 금지하는 미국에서 잊혀 가는 담배 브랜드를 다시 살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광고를 맡은 '베이츠'사는 독창적인 버즈마케팅을 고안했다. 베이츠 사는 아주 매력적인 커플을 고용하여 마이애미 아우스 비치, 뉴욕의 소호거리. 등을 다니며 추위에 떨고 있는 애연가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더운 직역에서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제공함으로써 애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 지역신문에 티저 광고 '연기신호를 보내 주세요. 우리가 갑니다'를 게재하여 애연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를 통해 버즈 효과를 증폭시켰다.
4) 대중적인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버즈마케팅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그 흐름을 이끌어가는 의견 선도자들이 금방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의견 선도자들은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어 다른 이들이 자신과 같은 상품이나 품목에 관심을 보이고 이를 소유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에 관심을 돌리게 된다. 즉, 첨병 역할을 하는 사람은 남보다 먼저 알게된 사실에 보람을 느끼고, 그래서 남들이 그 제품을 사기 시작하면 다음 단계의 다른 제품으로 옮겨 가는 경우가 많다.
5) 돌발 사태에 대비하라
버즈마케팅은 마케터가 마케팅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소문이 퍼지는 것은 마케팅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도 있지만, 좋지않은 메시지가 확대될 경우 막대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IBM'도 샌프란시스코에 '리눅스'의 상징인 펭귄과 평화의 상징인 하트 모양으로 그려넣어 버즈효과를 일으키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버즈효과는 성공했지만 청소년들 사이에 지저분한 낙석 유행을 조장했다는 오명만 남겼다.
버즈마케팅이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대중매체와 달리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둘째, 전달되는 메시지 자체가 소비자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마케터가 통제할 수 없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셋째, 주요 수단이 화젯거리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자주 이용하면 식상함을 가중시킬 수 있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버즈현상의 잠재성은 세계적으로 번져 나갈 수 있음은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의 발전으로 지리적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 버즈현상이 시장을 주도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즈현상을 주도하지 못하는 기업은 조만간 버즈 현상에 지배당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