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겨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곧 시작이다. - 루이 라무르 -
첫인상은 좋았는데 뒤끝이 안 좋은 사람, 반면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지내면서 '진국'인 사람. 당신이라면 누구와 동업을 하고 누구와 계약을 하고 싶은가?
▣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돈 빌려달라고 할 때 돈 이 생기면 갚겠다고 약속해놓고 수중에 돈이 들어오면 생각이 달라지는 사람. 입사 면접에선 회사에 온몸을 받쳐 충성하겠다고 하고 퇴직할 땐 안면 몰수하는 사람. 구애할 땐 자기 입안에 있는 것도 꺼내줄 듯 행동하다 자기 사람이 되면 180도 달라지는 사람. 세상에는 진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사람이 정말 많다.
내가 처음 포스팅한 제목이 '첫인상, 관리하기 나름이다'였다. 그만큼 첫인상은 중요하고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끝인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뒤끝이 안 좋으면 첫인상이 원래 나빴던 사람보다 훨씬 더 나쁜 점수를 받는다. 초기 기대치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가 최근 정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심리학 에서는 '신근성 효과 또는 최신 효과(Recency Effect)'한다. 첫인상은 그 사람의 생김새나 표정, 말투, 배경 등 외양에 의해서 주로 결정되지만, 끝인상은 외양보다 그 사람의 태도, 성격, 일의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에 서고 싶다면, 첫인상 이상으로 끝인사 관리를 잘해야 한다. 첫인상은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지만 끝인상은 언제든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면 안 된다.
▣ 팔고 난 다음의 서비스가 성패를 좌우한다.
얼마 전 서해안의 한 포구에서 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주차장까지 와서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로 안내했다. 가격이 좀 비싼 거 같았지만 아주머니가 상냥하고 반찬이 가짓수가 많아서 그렇다 해서 그냥 먹기로 했다. 정말 반찬도 많이 나오고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금액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밑반찬 값이 추가됐다고 한다. 그냥 주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가 언제 계산에 추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냐는 것이다. 처음과 달리 인상이 완전히 험악해져 있었다. 정말 황당했다.
이처럼 물건을 팔 때와 반품이나 환불, 또는 애프터서비스를 원할 때 태도가 다른 경우들이 많다. 일단 팔고 나면 그 고객이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그 한 사람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만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파급효과도 훨씬 크다. 배신을 당하면 어떻게 해서든 보복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 명의 고객은 10명 정도의 잠재 고객에게 불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열 명 정도의 불만을 가진 고객은 무려 120명의 잠재 고객에게 불만을 전파해 구매를 방해한다. 요즈음 SNS가 발달해서 훨씬 더 큰 전파력과 방해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고객관리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와 반대로 불만 고객에게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떻게 될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회사 고객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단골 고객이 그 회사 수익의 84%를 올려준다고 한다. 신규 고객 확보보다 단골 고객 만드는 것이 이윤 창출에 더 중요함을 의미한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소비자들의 입은 기업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이것이 '입소문 효과 또는 구전효과'이며 지구상에 입소문만큼 강력한 미디어는 없다. 요즘같이 SNS가 발달한 세상에서 입소문 효과는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하버드의 한 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객 이탈률을 5%만 줄이면 기업의 수익이 25%~85%까지 증가한다. 기업의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판매 이후의 서비스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은 사후관리가 다르다. 인기 좋은 사람과 따돌림당하는 사람 역시 사후관리가 다르다. 성공한 기업이든 인기 있는 사람이든 모두 주어진 것 이상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줄 안다.
▣ 끝마무리를 보면 그릇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사람의 그릇 크기는 거래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더 이상 볼 일이 없다고 생각될 때 처신하는 모습을 보면 그릇의 크기를 알 수 있다. '말이 힘이 있는지를 알려면 먼 길을 가봐야 알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오랜 시간을 지나봐야 한다.'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이 말은 백 번 들어도 지당하다.
이해관계가 있을 때 친절하기 쉽다. 이해관계가 끝났을 때도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고객을 맞이할 때 웃기는 쉽다. 하지만 고객의 등을 바라보며 미소 짓기는 어렵다. 입사할 때 애사심을 맹세하기는 쉽다. 그러나 권고사직 등 당할 때는 그동안 회사가 배려한 것에 감사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다수 대중들의 본성이다.
남다른 삶을 원한다면 남들과 뭔가 달라야 한다. 남다른 삶을 원하면서 남들과 똑같은 생각으로 사른 사람들이 많다. 여러분을 다수 대중과 차별화시키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다수 대중의 무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그들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뭔가를 추가로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뭔가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제 더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순간 또 다른 시작이다.
인간관계나 비즈니스에서 일의 경계를 넘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할 일을 다 하고 안 후에 하는 일이 그 사람의 성패를 결정한다. 끝, 그리고 그 이후를 가볍게 여기지 말자.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