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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대상에 익숙해지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대상을 좋아하게 된다
- 로버트 치알디니 -
파리 에펠탑에 관한 얘기다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맞아 에펠탑 건립계획과 설계도가 발표되자 당시 파리의 문인, 화가 및 조각가들은 천박한 이미지에 기겁했고, 많은 시민들은 1만 5천여 개의 금속조각을 250만 개 나사못으로 연결시킨 철골 구조물이 고풍스러운 파리 분위기를 망쳐 놓을 것이라 생각하고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프랑스 정부는 시민들에게 20년 후 철거를 약속하고 건설을 강행했다.
ㅁ 천박한 흉물, 파리의 귀부인이 되다
탑이 세워진 후, 시인 베를렌은 '흉물스런 에펠탑이 보기 싫다'며 에펠탑 근처에는 가지 않았고, 소설가 모파상도 몽소 공원에 세워진 자신의 동상이 에펠탑을 못 보도록 등을 돌려세웠다. 20년이 지난 후 철거 논의가 거세졌지만,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 송출 장치 덕에 살아남았다. 그러면서 철거 논의는 서서히 수그러들어, 지금은 에펠탑이 파리의 상징이 되었으며, 에펠탑 없는 파리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에펠탑은 더 이상 흉물이 아니며,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파리의 귀부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파리 시민들의 인식이 왜 달라졌을까? 그 이유는 좋든 싫든 눈만 뜨면 봐야 했고, 그러면서 차츰 정이 들었던 것이다. 이렇듯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노출의 효과(Mere expousre Effect)' 또는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고 한다.
ㅁ 자주 보면 좋아지고, 만나다보면 친해진다.
처음엔 이상하게 느꼈던 광고가 여러 번 보면서 그렇듯 하게 느껴지고, 별로였던 유행가도 자주 듣다 보면 어느새 좋아진다. 연예인도 출연 빈도가 높으면 호감도가 증가해 인가도 높아지는 이 같은 단순노출의 효과는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선거때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친숙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각 당에서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앵커나, 유명인을 영입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아파트 주민들이 어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지 알아본 결과 두 집간의 거리가 친밀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였으며, 기숙사 생활하는 대학생들도 룸메이트가 다른 층의 교우에 비해 가장 친한 친구로 꼽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같은 현상을 '근접성의 효과(Proximity Effect)'라고 한다. 근접성 효과는 자연
스럽게 나타나지만, 의도적으로 활용해 연예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학기 초 한 여학생
에게 첫눈에 반한 남학생이 강의 때마다 그 여학생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가끔 눈인사를 나눌 뿐 말은 걸지 않았다. 그러다 학기 말쯤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리고 승낙을 받아냈다. 우연을 가정한 의도적 만남이었다.
ㅁ 아쉬울 때만 찾지 말고,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자
자주 볼수록 호감도가 커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만날수록 더 싫어지는 사람도 있다. 단순노출이나, 근접성 효과는 초기 인상이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나쁘지 않은 경우에만 나타나며, 첫인상이 나쁘거나 기분 나쁜 사람은 자주 만날수록 오히려 더 싫어지게 된다.
심리학자 펄만은 간단한 실험으로 이를 증명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세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각각의 인물을 유능한 학자(긍정적 인물), 평범한 사람(중간적 인물), 그리고 범죄자(부정적 인물)로 소개했다. 각각의 사진을 1회, 5회, 10회 보여주면서 사진 속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게 했다. 실험 결과, 보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긍정적 인물의 호감도가 높아졌고, 중간적 인물 역시 호감도가 약간 증가했다. 반면 부정적 인물의 호감도는 볼수록 감소했다.
이러한 실험 결과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있다.
첫째,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자주 만나라.
둘째, 되도록이면 가까이 접근해라.
셋째,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불쾌한 기분을 유발하지 마라.
살다 보면 여러 사람을 접하게 된다. 첫인상이 좋아도 한 번뿐이 만남은 끝나버린다. 하지만 만날수록 싫어지는 경우도 있다. 평소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다가 부탁 있을 때만 친한 척 연락하는 사람, 울적할 때만 전화해 푸념하는 사람, 추천이나 소개가 필요할 때만 선물 보내는 사람. 이런 사람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이득이 될 때만 찾아와 친한 척하고, 아쉬울 게 없을 땐 연락을 끊고 모른 척한다. 만약 당신이 어떤 사람이 당신과의 관계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는 알고 싶다면 평상시 당신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실 피면 된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전화해라. 상대방이 연락하기 전에 먼저 연락하자, 힘들다면 간단한 안부 문자라도 보내보자. 이것을 평소해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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