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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와 닮은 사람을 좋아한다. - D. 바인 -
강연을 위해 광주 가는 기차에서 내 앞자리에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서로 모르는 두 남자가 서로 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가시죠? 저는 광주까지 가는데요."
"저도 광주까지 가는데, 댁이 광주세요?"
"지금은 아닌데 예전에 서석동에 살았습니다."
"그래요? 저는 서석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반갑네요."
이러면서 그들은 고향 사람 만났다고 서로 맥주와 안주를 사겠다고 다툴 정도로 금세 친해졌다. 그런데 만약 대화가 이런 식으로 전개되었다면 어땠을까?
"저는 광주 사는데 어디 사시죠?"
"네 저는 익산까지 가는데요."
"전에 익산에서 직장을 다녔는데 혹시 고향이 익산이세요?"
"아뇨, 처음 가는 길입니다."
ㅁ 비슷하면 좋아진다
유유상종과 비슷한 말로 동기상구라는 말이 있다. 기풍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인다는 말이다. 자신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되돌아보면 대게 취향, 생활환경, 버릇, 습관뿐 아니라 학교, 지역, 종교적 신념 등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낯선 사람이라도 동향, 동창, 동족들끼리 쉽게 친해진다. 또 인터넷 팬카페나 동호회 회원들은 처음 만나도 십 년 지기처럼 금방 친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비슷한 점을 갖고 호감을 느끼는 것을 '유사성의 원리(Princiiple of Similarity)'라고 한다.
미국 신혼부부들을 조사한 결과 99% 이상이 같은 인종이며, 94%가 같은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교육수준, 경제적 배경, 심지어 키, 눈 색깔 같은 신체적 특징도 유사했다.
유사성의 원리는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약품 사용 행동을 설명하는 데도 적용된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흡연, 음주, 혼전 성교나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유사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똑같은 내용의 부탁을 해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부탁을 더 잘 들어준다. 심리학자 엠스윌러는 히피 복장이나 일반적인 학생들 복장을 한 실험 보조자로 하여금 대학교 내에서 학생들에게 전화를 급하게 해야 하는데 자신의 휴대폰인 고장 나서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게 했다. 히피 복장을 한 경우는 절반 이상이 거절하거나 자리를 피했고, 자신과 비슷한 복장을 한 실험자에게는 2/3 이상이 핸드폰을 빌려주었다.
실험 결과에서 보듯이 대한민국 엄마들이 왜 강남을 선호하고 학군을 선호하는지 이해될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 부모님은 자식에게 자신보다 더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ㅁ 유유상종, 동병상련
'유유상종'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동병상련'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서로를 아끼고 돌본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했듯이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왜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할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그것은 내가 '옳'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둘째, 비슷한 성격이나,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셋째,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과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경계심이나, 반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반감 가설(Repulsion Hypo-
theses)'이라고 한다. 동물들이 자신과 다른 개체가 나타나면 격렬하게 배척하는 것이 개체의 생존과 종족 보존의 필요성 때문에 진화된 메커니즘이다.
ㅁ 나도 당신과 같은....
유사성의 원리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응용된다. 세일즈맨들은 호감을 끌어내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팔 때 건성피부라는 고객에게는 '나도 건성피부인데 써보니까...' 즉, 나도 당신과 같거나 같은 경험이 있다는 공통분모를 찾아내면 훨씬 설득하기 쉬어진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먼저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억지로 공통분모를 찾으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통분모를 잘 찾을 수 있을까?
첫째, 그 사람의 직업,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관심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한다.
둘째, 융통성이 있으면서 공감 능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쉽게 해결책을 찾아낸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많이 말한다. "아빠는 너만 할 때 그렇지 않았다." "엄마는 너만 할 때 선생님한테 야단맞은 적 없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공통분모를 찾아 이렇게 말해보자. "아빠도 학교 다는 땐 너처럼 공부가 지겨웠어."사실 엄마도 선생님한테 많이 혼나고 맞고 자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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