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베이비 붐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13억 명 정도인 이 지역 인구는 2038년 20억 명, 2061년 3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상 제2차 세계대전으로 5000만 ~ 8000만 명이 사망했다고 추정되는데, 아프리카는 전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3600만 명이 사망한 에이즈의 2/3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나왔음에도 아프리카 인구 성장 곡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가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을 것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면적을 생각해 보자.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면적은 중국과 인도, 서유럽과 동유럽, 미국, 일본을 합친 것 정도다.
물론 아프리카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거대한 사막이 있다. 그런 사막의 넓이를 생각하더라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농격지와 풍요롭고 드넓은 땅이 있다. 현재 1 제곱마일 당 인구밀도는 아시아가 아프리카의 3배, 유럽은 4배는 높다.
아프리카는 현재 인구 증가에 몇가지 곤란한 문제가 있다. 실패한 국가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대륙으로, 아프리카의 54개 주권 국가 중 절반 이상이 종교적, 정치적 혼란과 무정부 상태 및 무법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폭력은 개인의 안전뿐 아니라 경제 발전까지 위험에 빠뜨리지만, 이곳의 인구 증가가 낳는 잠재적 이익은 결고 무시할 수 없다. 점점 느는 인구 때문이라도 아프리카는 눈여겨봐야 할 곳이다. 좋든 나쁘든 아프리카의 운명이 곧 세계의 운명이 될 수도 있다. 인구 문제가 곧 우리의 운명은 아니지만 그것은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 아프리카의 이중 혁명
아프리카의 농업 규모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전 세계 경제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금광을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코코아나 광물, 원유 같은 채취 산업이 아프리카 경제의 바탕이 되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농업과 과와 관련된 생산 및 관리 산업이 늘어나 인구를 먹여 살리는 동시에 아프리카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아프리카 발전에는 두 가지 난제가 있다. 멕시코 면적에 맞먹는 5억 에이커(약202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땅을 개간해야 하며, 생산성을 엄청나게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앞으로 유럽이나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한 농업 및 산업의 이중 혁명을 경험할 것이다. 생각해 보자
농부가 생산성 향상과 나아진 생활수준을 바란다면 더 좋은 종자와 비료를 사용할 것이고, 농부가 성공하면 그 마을에는 각종 농기구 수리를 비롯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진다. 농업의 생산성이 커지면 잉여 농산물은 도시로 판매되어 수입이 늘고 농산물을 가공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가 발전하면 가공 식품을 판매하는 서비스 산업 분야도 새롭게 호황을 맞을지 모른다. 이것이 농업과 산업의 이중 혁명의 핵심이다.
이러한 경험을 끌어내기 위해 여러 분야의 수많은 기업과 조직이 새로운 발상과 실험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농업 기술 재단은 농부들에게 토양 분석과 종자 선별에 관한 기술을 제고하고 있다. 그 결과 농부들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최대 수확량의 2배나 많은 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열대지방에 주로 자라는 뿌리채소로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카사바는 놀라울 정도로 가뭄에 강하고 한 번 심으면 18개월 동안 언제든 수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 지역 농민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이 된다. 카사바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쌀과 옥수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수입원이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최소한 3억 명 이상이 카사바를 주식으로 삼고 있다.
카사바는 건강에 좋은 대체식품으로 당뇨병 환자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어 그 분야 전문가인 셀레스티나 뭄바는 농부들이 간단할 기술로 수확량을 늘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카사바 생산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인력 및 기술직 필요하다. 카사바는 수분이 많아 48시간 이내에 가공할 장비와 운반할 수 있는 정제, 건조 설비 등을 영리 목적 사회적 기업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카사바 생산이 확대되면 전 세계 맥주 음료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디아지오나 SAB밀러 같은 몇몇 세계 최대 주류 회사가 이미 카사바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카사바 맥주가 가성비가 뛰어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우리 집 근처에 아프리카산 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날도 머지않았다.
▣ 실리콘사바나
아프리카는 한 분야에서만큼은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21세기로 도약했다. 바로 이동통신 기술이다. '아이리시 타임스'사 소개한 나오미 완자루 응강가의 이야기에서 그녀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에서 폐지를 주어 팔아 아이를 키우는데 그녀가 가진 유일한 첨단 기술 휴대전화로 금융거래도 하고 자선단체로부터 지원금도 받고 있다. 그녀는 빠르게 발전하는 아프리카 이동통신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자다.
케냐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빗대어 '실리콘사바나'라고 불리는 도시다. 그래서 2030년의 세상을 미리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아프리카로 가보라고 권한다. 전체 인구의 90%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케냐의 이동통신 기술은 건강과 보건 분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인구 대부분이 의료시설과 버스로 최소 1시간 떨어져 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냐는 휴대전화를 통해 긴급 상담과 초기 진단 제공에서 교육과 복약 지도 등 다양한 의료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기관도 복지 정책을 세울 때 임금 대장이나 학교 등록 기록보다 휴대전화 관련 자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