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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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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의 재발견

     최신 기술 분야를 취재하는 언론인 제니퍼 졸리는 <USA 투데이>에 기고한 글이다. ' 얼마 전 일을 그만둔 어머니는 인터넷으로 여러 사람과 대결하는 위즈 위드 프렌즈 게임에 능숙하고 페이스북에 사진을 일리는 법도 잘 알고 있다. 셀카 찍는 솜씨도 나쁘지 않다.' 그러면서 졸리는 '생각해 보면 머지않아 이렇게 매일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술을 부담 없이 접하도록 의사들이 노년층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권할 것 같다'

 

     실제로 <노인학 연구>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노년층 가운데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우울증이 적게 나타났다. 기술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것은 노년층에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의학과 영양학, 생명공학 분야에서 일어난 혁신으로 더 오랫동안 삶을 즐기게 되었다. 2030년이 되면 70대의 평균적인 삶은 지금의 50대의 평균적인 삶과 엇비슷해질 것이다.

 

     렌데버라는 신생 기업은 가상현실 장비를 개발해 노년층이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있다. 가상현실 장비를 쓰면 전 세계 더디든 갈 수 있다. 게임도 할 수 있고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렌데버의 창업자 랜드는 사람은 고립감을 느끼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 가상현실 장비를 사용해 일종의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년층의 삶을 끌어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첨단 기술은 기계 외골격이다. 이 외골격은 계단 오르기, 짐 들기, 재활 치료 등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의 신생 기업 이노피스는 자체 개발한 기계 외골격 '엑소머슬' 장치를 1000대가량 판매했다. 가격은 6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일본은 노년층 로봇공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상대적, 절대적 모두에서 일본의 실버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노년층을 돌봐줄 돌봄이들을 적당한 비용에서 찾기가 무척 어려운데 이민자들을 제한하는 정책 때문에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참고로 미국은 가족 외에 노년층을 돌봐주는 일은 90%가 이민자들의 몫이다.

 

     2025년이 되면 일본의 간호사는 100만 명가량 부족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를 로봇이 해결할 수 있을까? 자동차 회사로 잘 알려진 일본의 '도요타'는 인간 보조용 로봇을 시험 개발 중이다. 파로 라는 물개 로봇은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들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위로의 힘은 엄청나서 환자들의 불안감과 우울증이 줄었고 병증이 호전되었다. 물개 로봇과 교감하는 치매 환자들은 사람들의 시야를 벗어나 이유 없이 돌아다니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파로는 현재 전 세계 30여 나라가 사용 중이고 특히 덴마크 국영 요양소의 80%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친숙한 개나 고양이가 아닌 물개인 걸까? 개발자인 시바타 다카노리 박사는 환자들이 로봇을 실제 동물과 비교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나 고양이 로봇에 대한 기대가 대단히 높아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 로봇을 싫어했고, 고양이 로봇을 좋아하는 사람은 개 로봇을 싫어했다. 그렇지만 물개는 자주 접하지 않아 비교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또한 '나오 에볼루션 V형 로봇'이 오래 입원한 어린이 환자들과 교감하며, 당뇨 환자가 스스로 상황을 확인하고 당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거나 물리치료를 가르치고 뒤떨어지는 학교 공부를 지도하기도 한다. 적어도 아이들은 인간 돌봄이 보다 로봇과의 만남을 훨씬 좋아하고 즐기는 듯하다.

 

     일본은 현재 노년층이 학업과 사업에 뛰어드는 비중이 늘고 있다. 1997년 전체 신규 사업체에서 55~64세 창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5%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그 비율이 24%까지 올라갔다. 2030년 무렵에는 이들이 전체 기업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 실버 노동 시장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영화 <인턴>에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주인공 벤 휘테커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제 남은 날들을 뭘 하며 지내지? 운동이나 독서, 영화, 오락 같은 건 다 해봤어. 요가나 요리, 식물 가꾸기, 중국어 배우기까지 말이야, 진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 봤다고.' 결국 주인공은 옷을 파는 작은 회사에 다시 취업하여 이런저런 소동을 거친 후 회사의 최고경영자 줄스의 가장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된다.

 

     독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사상 최초로 국가 주도 노령연금 제도를 실시했다. 노동자의 미래를 보장해 줌으로써 편안한 마음으로 일에만 집중하게 해 주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 결과 비스마르크는 전화기와 내연기관, 함성섬유 등 발명과 근대화를 향한 혁명을 끌어냈다. 또 다른 19세기 정책인 의무교육 확대와 은퇴자들을 위한 보장 계획은 사람들의 삶이 학업과 노동 그리고 은퇴라는 간단명료한 3단계의 진행 과정을 거치도록 만들어주었다. 여기에는 개인의 선택이 없었고 정부는 각자의 연령대에 맞춰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지정해 주었고, 사회적 규범은 그렇게 통제된 삶의 형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특정 연령대가 되면 더 이상 사회와 경제에 기여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65세 이상, 혹은 정해진 나이 이상의 사람들은 사회 안에서 무언가를 주고받지 못하며 그저 '의미 없는' 구성원의 일부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2030년이 되면 평균 연령 65세는 앞으로 22년을 더 살게 된다. 선진국은 25년으로 더 길다. 다시 일하고 싶다는 부분적으로 경제적인 고려 때문이다. 미국의 은퇴자 연구소 소장 캐서린 콜린슨의 말이다.  '은퇴자들은 다시 사회에 복귀하고 싶다는 욕구가 훨씬 강하고 기업들도 숙련된 직원들의 은퇴가 낳는 손실을 더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그들의 지식도 회사 밖으로 사라지고 있다.' 보잉과 미쉐린, UPS 같은 대기업은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은퇴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도 했다.

 

     은퇴 연령을 넘기고도 계속 일하는 문제에 관해 관해 대부분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들은 일정 연령이 넘어선 사람들의 복지 문제를 완벽하게 책임지기를 주저하고 있다. 어쩌면 정부의 도움 없이도 알아서 잘 살 수 있다는 선입관을 정치인들이 심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의 재정 적자와 개인의 자립정신, 그리고 노년층 상당수가 갖춘 소비 능력 등은 국가가 지급하는 연금이 유일한 은퇴자금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는 관념을 점정 더 강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60세 이상 노년층의 숫자는 머지않아 주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특히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등 수가 적은 납세자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관시키기 시작한다면 말이다.

 

▣ 밀레니얼 다음 세대는?

     흥미로운 통계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그 내용은 일부 국가에서 15~34세 사람들의 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그렇다. 반면 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에서는 최소한 한두 세대 동안은 그 수가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출생률에 따른 결과다. 

 

     밀레니얼 세대 다음인 Z세대의 정체성과 행동 양식을 조사한 영국의 바키재단은 이들의 정체성은 교육의 기회와 성별, 인종별 차이에서 이주와 소득 격차에 이르는 모든 측면에서 불평등에 따라 정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Z세대는 연금 위기를 직접 경험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이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낸 덕분에 이들의 부모 세대와 조부모들은 약속받은 연금을 문제없이 받을 것이다.

 

     Z세대는 하나로 연결된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첫 번째 세대다. Z세대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제공한 무한한 기회와 함께 훨씬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태도와 법률이 그야말로 번개처럼 바뀌는 모습을 보게 되고 성별과 인종 문제만큼은 예전과 다름없이 끊임없는 논쟁과 다툼의 대상이 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2016년 바키 재단은 20개국 15~21세의 2만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역적 가치와는 정 반대로 전 지구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경제 수준이 각기 다른 나라의 국민이면서도 비슷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주민과 동성결혼 같은 민감한 주제들에 관용적이고 불평등, 기후변화, 언론의 자유에 대해 진보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 세대를 움직이는 것은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한 민족주의 국수주의 등과 다른 '세계시민'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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