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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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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불편해하는 것은 바로 돈 많은 여성, 그리고 권력을 쥐 여성이다.
- 캔디스 부슈널,<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원작자> 

 

     '바야흐로 여성들에게 최고의, 그러면서 최악의 시절이 시작되었다.' 2018년 캐나다의 소설가로 <시녀 이야기>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애트우드가 한 말이다. '어떤 여성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지만 또 다른 여성들은 그나마 있는 권리라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싸우고 있다.'

 

     여성들의 최고의 시절에 관한 증거로 미국 대부분 학부와 대학원 학위를 여성들이 받고 있으며, 결혼한 여성의 40%는 남편보다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성들은 빠르게 부를 축적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할 것이다.

 

     반대로 최악의 시절에 관한 증거도 있다. 양성 평등과 관련한 연구에서 '전 세계 여성의 약 40%, 즉 15억 명이 양성 평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서는 남성보다 높았던 여성의 평균 기대 수명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여성의 경험이나 경력은 아이가 있는지, 미혼인지, 결혼했는지, 이혼했는지 같은 몇 가지 요소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요소들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대단히 불공평한 차이들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뿐 아니라 자본 시장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여성들이 직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불러일으키며, 혁신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기업가로 성장하고 있고, 아직까지 남성들과 평등하지 않지만 경제와 사회에서 새로운 역할들을 맡으며 커다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여성의 새로운 사회경제적 지위는 포괄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성들은 점점 더 수준 높은 교육과 사회생활 참여, 그리고 적은 출산을 바라고 있다. 또한,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4~7년쯤 더 살 수 있다. 수명이 중요한 이유는 더 일 하고 저축도 많이 해 재산을 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수명의 차이 때문에 여성이 남성의 사망 후 유산을 상속받을 확률도 더 높다.

 

▣ 여성은 다시 한 번 운을 시험하고, 남성은 다시 한번 위험을 무릅쓴다.

     2030년 여성의 강화된 경제적 지위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여성은 금성에서 왔고 남성은 화성에 왔다고 믿는다면, 즉, 여성과 남성은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은 옷이나 장신구, 보석 등에 돈을 더 많이 쓰고 남성은 자동차 같은 좀 더 큰 '장난감'에 돈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자동차를 사치품으로 본다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사치품에 돈을 더 많이 쓰고 여성은 다양하고 많은 품목에 쓴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을 위한 교육, 건강, 보험 등 외에도 그다음 세대의 유익을 위해 아이들의 교육 같은 분야에 남성들보다 과감하게 지출한다.

 

     저축에 대해서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미혼 남녀 중 여성이 남성보다 저축을 더 많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들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준비할 필요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하지만 결혼하기로 결심한 때부터는 남성의 저축 액수가 올라간다. 그 이유는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대감과 두려움 때문이다.

 

     투자에 대해서도 다르다. 여성은 보수적인 투자로 위험을 피하려 한다. 실제 뉴욕의 투자은행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보면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자주 위험을 무릅쓰는 투자를 강행했고, 여성들은 더 장기적으로 괜찮은 수익을 올리는 데 만족했다.

 

     대부분의 재산을 남성들이 만들어내고 소유하며 관리하던 시대는 이제 거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요즘 어째서 수익률 변동이 큰 관리형 펀드가 아닌 지수와 연동되는 주식 펀드를 선호하는지 궁금한가? 짐작될 것이다 투자하는 사람들 중 여성의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성들의 입지가 올라가고 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좌우할 때 여성들의 기호와 선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느 기업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 아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한 진실

     점점 더 많은 기회가 여성들 앞에 펼쳐지고 있지만 직장에서의 차별, 이혼, 등은 수많은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국민 약 4500만 명이 빈곤선 아래의 소득으로 산다. 이중 16%의 여성 인구가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남성 인구는 14%다. 만약 이혼한 여성중 아이까지 있다면 여성 빈곤율은 27%까지 치솟는다.

 

     1970년대 중반에는 35~39세 미국 여성 중 10%만이 아이가 없었다. 2016년이 되자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출생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이제 세게 어디를 가든 아이 없는 사람이 흔해질 것이다. 2030년이 되면 미국 남녀의 약 1/3 이상이 아이 없이 은퇴한다.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한 대부분 미국 여성들은 오히려 더 평온하게 산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를 갖지 않은 게 슬펐지만 지금은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아이가 없으면 무척 외로울 거란 생각은 매우 잘못되었다. 성인이 된 자식들이 부모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한 연구 결과에서 미국은 아이가 없는 성인과 있는 성인 사이의 행복의 격차가 선진국들 중 무척 크다고 한다. 즉, 부모는 아이 때문에 다양한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급 휴가와 육아 보조금 같은 복지 정책이 많을수록 부모와 부모가 아닌 성인들 사이의 행복의 격차는 줄어든다. 이러한 복지 혜택은 아이가 있는 아버지들에게 더 큰 행복을 느끼게 해 주지만 여성들은 아이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의 행복 지수가 올라간다. 따라서 새로운 관련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가들은 남성들보다 여성들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기대할 수 있다. 

 

     2030년까지 낮은 출생률과 더 높은 교육 수준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아이 없는 여성, 홀몸으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기혼 여성, 이혼 여성이라는 네 부류의 여성들 간 차이점들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또한 각 각의 집단 안에서도 재정적 안정을 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나타날 것이다.

 

▣ 차별에 맞서 기회를 붙잡는 여성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과 라틴아메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전역에 걸쳐 최소한 2억 명이 넘는 여성들이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더해 여성 할례 같은 인권 유린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약 6500만 명의 여성이 미성년자일 때 결혼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15세는 20세 여성에 비해 출산 중 사망할 확률이 5배나 높다. 심지어 스위스 같은 나라의 지방에서도 매년 1400명 가량의 미성년자가 강제로 결혼한다고 정부가 추산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의 많은 여성이 사업체를 여는 꿈을 이루려 하고 있다. 탄자니아의 <빅토리아 키숌배>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수많은 차별을 극복하고 SELFINA라는 임대 회사를 세워 지금은 탄자니아 최대의 장비 임대 업체가 되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성의 기업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합법적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다. 예컨대 2009년의 경우 49개국 여성들은 결제 분야에서 남성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없었고, 특정 산업 분야에서 일할 수 없었다. 심지어 32개국은 상속권이 여성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1970년 유엔에서 일하던 덴마크의 경제학자 <에스테르 보세룹>은 '경제 발전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이 책은 여성이 경제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했다. 보세룹은 여성들이 가정 안팎에서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녀의 주장은 1975~1985년 여성들을 위한 유엔 10개년 계획을 이끌어냈고, 경제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을 격려하는 계획들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 새로운 접근의 목표는 여성의 권리를 높여 양성평등을 이루는 것뿐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이 경제성장과 경제 발전 모두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는 데 있었다.

 

      이러한 제안을 실천해 인물을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SRS 항공을 세운 '시봉길리 삼보'. 이집트의 유명 장신구 회사의 창업자 '아자 파미', 중국 최초의 여성 기업인 '우환수', 칠레의 의류기업 창업가 '이사벨 로아' 등이다. 이들은 꿈을 실현하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어려움과 맞서 싸워야 했다.

 

     연구자들은 기업가가 되려는 동기, 정신, 태도, 기업가의 사회적, 심리적 특성, 새로운 사업의 과정이나 경영방식 혹은 자금 조달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비록 여성들이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2030년에 가까워지면서 여성 기업가들이 상상력과 조직화 능력, 기업 운영 능력에 뚜렷한 장점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성공률 그저 성장이나 이익, 명성이 아닌 목표의 달성,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맥락에서 르완다에서 수공예품 전문 사업체를 운영하는 <제닛 쿠바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직원들 중 난민과 과부, 남편이 감옥에 있는 사람들 마저도 한 지붕 아래 모여 일하고 사업을 궁리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성취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하나가 되어 돈을 벌고 있다.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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