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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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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와 일 모두 해낼 수 있을까?

     미국 엄마들의 약 70%가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은 전업주부나 시간제 일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어서다. 그리고 경력이 단절되면 수입에 문제가 생긴다. 3년 이상 직장을 떠난 여성들은 직업이 비슷한 남성들에 비해 수입이 40% 이상 불이익을 받는다.

     미국의 진로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던 일을 잠심 쉰다는 건 경력 면에서 보면 자살 행위다.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출생률 감소는 다시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인구 노령화로 노동력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고서도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떠난 여성들의 숫자는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제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여성들이 속속 사회로 복귀하고 있다. 2018년 24세 미만 여성을 제외한 일본의 사회 복귀 비율은 미국보다 훨씬 높다. 일본 여성들 중 약 71%가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이며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남성의 86% 수준으로 2030년이 되면 남성과 비슷해지리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일본은 여성들에 대한 임금 차별이 만연하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주부이자 엄마로서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일본의 한 여성은 '남성들의 의식은 여전히 뒤떨어진다. 일본 남편에게는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이 아직 없다'라고 말한다. 

 

     가정과 일 사이의 균형 문제는 전 세계 여러 국가, 특히 노령화와 복지국가 건설을 고민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유엔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996년 출생률이 낮은 국가들 중 35%(70개국) 정도의 정부가 이 문제들에 관한 정책을 내놓았는데 2015년에는 그 비율이 59%까지 올라갔다. 가장 일반적인 정책은 한 나라를 제외하고 유급 출산 휴가 지원, 88%는 국공립 보율시설 제공, 85%는 특별 아동 수당 혹은 가족 수당을 지급했으며, 64%는 남편들에게 유급 출산휴가를 허가했다. 유엔은 여성들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육아를 포함한 가사에 쓰고 있다고 추정했다. 남성들의 경우는 1.7시간뿐이다. 

 

     그리고 500명에 가까운 미국 직장인들의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정과 일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 회사 탁아 시설 같은 통합된 정책보다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해 자신에게 맞출 수 있는 종류의 정책에 더 만족했고 직장에 대한 헌신도도 올라갔다.

 

▣ 여성의 기대 수명이 줄어드는 까닭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가정과 일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면서 여성과 남성의 기대수명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1995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기대 수명이 7.8년 정도 길었다. 2018년에는 6.8년으로 줄었다. 2030년에는 6.3년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그림 7 참조)

 

     특히 미국에서의 기대 수명 차이가 크게 줄고 있다. 1970년대 초반 기대 수명 차이는 7.7년이었지만 2019년에는 5년, 2030년에는 4.3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남성들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여성들보다 사망률이 높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는 '여성호르몬과 번식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역할이 긴 수명과 관련 있다'라고 주장한다.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의 하나)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변 테스토스레론(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은 폭력성이나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 등과 관련 있다. 거기에 더해 여성의 몸은 임신과 모유 수유를 대비해 영양분을 비축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은 결국 과식이 몸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능력과 관련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위험들'에 적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의 위험한 환경, 알코올 의존증, 흡연, 교통사고 등 20세기 들어 크게 증가한 위험들에 여성이 적게 노출되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은 환경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특히 선진국에 많이 나타난다.

 

     지금 현대 사회의 여성들은 직장이나 결혼생활의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된다. 여기에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이 더해지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고, 가정과 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운동 시간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 여성들의 기대 수명은 남성들 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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