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05. 변화의 최전선에 도시가 있다.(Part 2)

728x90

 

넛지란?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컫는 말이다.

 

▣ 넛지가 도시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작고 평범한 행동을 바꾸면 우리도 거대한 재앙을 막는 데 동참할 수 있다. 많은 도시 인구가 친환경적으로 편안하게 생활하려면 두 가지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평범함의 위력'을 발휘하자

탁월한 성과는 엄청난 도약이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대개 작은 개선들이 연이어져 나타난다는 개념이다. 사회학자 <대니얼 챔블리스>는 수영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구에서 "최고의 성과는 배우거나 우연히 알게 된 수십여 개의 작은 기술이나 활동이 합져진 결과"라고 결론을 내리고 '평범함의 위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1984년 올림픽 수영 3관왕인 <매리 마허>는 "사람들은 성공이 사실은 얼마나 평범한지 잘 모른다"라는 말을 남겼다.

 

     두 번째 원칙은 행동과학자들이 '부드러운 개입의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긍정적 강화 혹은 직접적인 제안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집단이나 개인의 동기와 열의, 그리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다. '부드러운 개입의 기술' 개념은 영국 과학자 <스튜어트>가 1999년 발표한 '아인슈타인, 마그리트를 만나다'라는 논문에 처음 등장했으며,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타인>이 '넛지'라는 책에서 "부드러운 개입의 과학"을 세계에 알렸다.

 

     이들은 부드러운 개입의 진정한 위력은 공동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 모두를 이끌어내는 행동의 변화를 만드는 잠재력이라고 주장했다. 부드러운 개입은 강요 혹은 강압이 아니다. 이들은 이를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개입을 하려면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신선한 과일을 사람의 시선이 닿는 곳에 슬쩍 놓아두는 것이 부드러운 개입이다. 강제로 인스턴트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드러운 개입이 아니다. 

 

     부드러운 개입의 예를 들어보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는 파리 그림이 붙어 있다. 남자들의 '정확도'를 높여 청결함과 청소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또 하나 공감할 수 있는 사례를 보자.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 신호등을 몇 번 마주치는가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2배 혹은 3배까지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려 할 때 교차로를 통과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면서 언제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 나타난다. 이럴 때 운전자들에게 저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신호등 상황을 알려주면 앞에 있는 신호등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려고 할 때 빨리 통과해도 다음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면 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무리하게 가속하는 운전자가 줄어들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도로 위에 선과 화살표를 그려 놓으면 사람들이 회전할 때 더 여유 있게 주의를 둘러보며 운전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 밖에 상점 등에서 박자가 빠른 음악을 틀면 고객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매출도 늘어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와 일상의 사소한 변화는 도시가 오염, 혼잡, 기후변화에 대해 징수하는 벌금이나 탄소 세금, 혹은 금전적 보상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면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려 하고 재활용에 참여하며,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끼며 행동을 취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난방기의 온도조절 장치에 집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표시된다던지, 난방비 청구서에 이웃들의 평균 난방비가 얼마인지를 표시한다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물의 소중함

     "우물이 마르면 비로소 물의 가치를 알게 된다"라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현대 도시는 자주 물 부족 현상에 직면한다. 도시 거주자들 네 명 중 한 명, 즉 10억 명이 집 안에 상수도 시설이 없다. 인구 증가의 지리적 분포 변화, 도시화, 중산층의 성장과 기후변화는 물의 경제학과 정치학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다. 해양학자 <이리나 마리노프>는 "우리는 자연이 10만 년 주기로 해온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지난 200년 동안 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2030년 물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미국 서부 시절 "위스키는 마시라고 있고 물은 싸우라고 있다"
라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물은 미래의 사회기반시설 개발에서 교통과 에너지 다음으로 중요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다. 

 

     유엔에 따르면 자연재해 중 90% 이상이 불과 관련이 있다. 2011년 소말리아, 2012년 수단, 그리고 말리의 사례에서 보듯이 가뭄이나 물을 둘러싼 갈등으로 수많은 난민이 신음하기도 했다. OECD는 203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40억 명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특히 도시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지방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물은 지표면의 2/3 이상을 덮고 있지만 그중 97.5%는 마실 수 없다. 인간에게 남은 물은 2.5%인데 그중 70% 이상은 빙하, 만년설, 영구 동토증 등이어서 사용할 수 없다. 남은 30% 정도가 지하수고, 1% 미만이 강과 호수, 습지, 그리고 저수지 등에 있다. 현재 19억 명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28억 명은 1년에 적어도 1개월 이상은 물 부족 현상을 겪는다. 

 

▣ 바퀴의 재창조

     WHO에 따르면 마시고 요리하고 씻기 위해 하루에 사람에게 필요한 물은 약 20리터에서 50리터가 필요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한 번에 11리터 정도의 물을 가져오기 위해 약 6킬로미터를 걸어갔다 와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시간대를 졸업한 <신시아 쾨닉>은 '웰로 워터힐'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세우고 지형에 상관없이 쉽게 굴리거나 밀고 다닐 수 있는 바퀴 모양의 플라스틱 물통을 만들어 보급했다. 인도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머리 위에 짊어지고 다니는 약 8리터 정도의 물 단지를 대신해 줄 약 91리터짜리 바퀴 형태의 물통은 U자 모양의 긴 손잡이가 달려 있어 손수레처럼 쉽게 밀거나 끌고 다닐 수 있다. 이 물통은 평소보다 10배가 넘는 물을 훨씬 적은 힘으로 운반할 수 있다.

 

     훨씬 큰 차원에서 보면, 잘못된 농업 방식 때문에 심각한 물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70%가 농업용수이며 산업 용수가 20%, 가정용 용수가 약 10%를 차지한다. 앞서 포스팅한 1장에서 아프리카에서 일어날 농업과 산업의 이중혁명을 살표 보았다.
그런 변화는 수자원을 적절하게 관리해야만 일어날 수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