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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소유가 없는 세상(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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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직 경제(임시직은 비정규직에 포함되는 범주로 국내에서는 1개월 이상 1년 이내 계약직 직원을 의미 한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는 공유 경제에 비판적인 인물로 공유 계층의 등장은 사회 불평등을 늘리고 기업들이 정규직 직원들을 임시적인 자유 계약 노동자들, 그리고 파견 노동자 등으로 바꿔가며 인건비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결정체로 본다. 더 넓은 범위에서 임시직 경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증가와 맞물려 성장하고 있다.

 

     공유 경제에 속하는 임시직으로는 우버 차량 기사, 인스타카트의 배달 대행 직원, 에어비앤비로 집을 빌려주는 사람, 태스크래빗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 업카운셀에 등록된 변호사, 헬스탭에서 활동하는 의사들, 아마존이 운영하는 메커니컬 터크를 통한 온갖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2005년 ~ 2015년에 이런 임시직 노동자들의 비중이 전체 노동자의 10~16%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면서 공유 경제에 비판적인 사람은 스스로 노동력을 소개하고 팔아야 했던 시절로 되돌리고 있는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이런 불안정한 고용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자들은 공유 경제가 소득 분포에서 최하위에 있는 계층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공유 사업을 하는 겟어라운드가 제공한 자료를 연구한 뉴욕대학교의 경제학자 <새뮤얼 프라이버거>는 개인 대 개인이 직접 거래하는 시장은 소비자, 특히 저소득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간단히 말해 공유 경제에는 수요자 측에 있는 소비자와 공급자 측에 있는 노동자 모두를 포함해서 경제적으로 불리한 사람들을 도울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그렇지만 임시직 경제에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은 생계 수단이 아닌 일종이 부업을 통한 수입이라는 것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보스턴 칼리지의 사회학자 <줄리엣 쇼어>는 에어비앤비, 릴레이라이즈, 태스크래빗 같은 어플을 통해 실제로 이익을 얻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연구 결과 공급자 측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변호사, 정당 직원, 경영관리 전문가, 기술 전문직, 연구원, 회계사, 교수, 영업 직원 등' 대부분이 교육 수준도 높고 이미 직업이 있으며, 어플을 통해 부가적인 수입을 늘리고 있었다. 

 

     쇼어는 일종의 구축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전통적으로 수입이 낮은 사람들이 해오던 청소나 대행업 같은 육체노동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고 있다. 에어비앤비로 집을 빌려주고 이용자들이 떠난 후에 사실상 숙박업소의 직원들이 하는 일들을 직접 하고, 태스크래빗을 통해 집 청소를 하러 나선 영업사원이 그들이다. 쇼어가 내린 결론은 더 나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런 부업에 나서서 따로 수입을 얻고 기존의 숙련 노동자들은 어플을 통해 자신들이 하던 일을 빼앗기는 상활 속에서 수입의 불평등이 더 커지고 있다.

 

     임시직 경제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불평등은 "결국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것이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로 집을 빌려주려면 집을 갖고 있거나 집이 커서 남는 방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부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 기회를 통해 부채를 줄이고, 시대의 첨단을 걷는 새롭고 멋진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문화적 변화를 이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임시직 경제의 일에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법학 전문 대학원을 졸업한 <케이티>는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태스크래빗으로 구한 일들이 보잘것없었다고 토로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양방향 사업이 계속 확장되면 2030년의 노동 시장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걸 갖고 있거나 누군가는 돈이 있고 누군가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에 대한 효율적인 방식일지도 모른다. 결국 전통적인 개념의 많은 기업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 시장의 조정에 관여할 것 같다.

 

▣ 새로운 계층의 출현

     일자리를 공유하는 흐름이 노동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면 크라우드소싱과 크라우드펀딩은 정치 운동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2008년 대선에 도전하면서 이러한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당시에는 SNS를 통한 선거 활동이 자리 잡기 전이었다. 당시 대선 경쟁자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22만이었던 반면 오바마는 82만 명이었다. 존 F 케네디의 무기가 텔레비전이었다면 오바마는 소셜 미디어를 무기로 삼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오바마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400만 명의 기부자들로부터 8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기부금을 모았다는 사실이다. 

 

     오바마는 2008년 대통령 선거전에서 인터넷으로 전국적 조직을 만들어 310만 명이 넘는 개인 참여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했고 5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풀뿌리 운동을 이끌어냈다. 오바마의 선거운동은 새로운 기술들을 전방위적으로 사용하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수많은 SNS 조직을 통한 이른바 '가짜 뉴스'들을 접하게 되었다. 

     

     공유 계층이 부상하면 많은 노동자가 최소한 완전히 은퇴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또 다른 획기적인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임시직 근무와 은퇴의 관계를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자. 이들은 다른 연령대 집단보다 투표를 열심히 한다. 임시직 경제활동을 하는 계층이 많아지면 고갈되고 있는 연금 문제가 더 악화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은퇴 연령 이후에도 좀 더 자유로운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임시적 경제활동을 하는 공유 계층은 실질적 은퇴를 늦추거나 시간제라도 일을 계속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고, 그 규모도 정규직을 넘어설 것이다. 

 

     또한 기대 수명이 계속 높아지고 연금 고갈문제를 임시직 경제가 실제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임시직 경제를 '또 다른 은퇴 계획'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일은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전통적 직종의 종사자들이 부족한 은퇴 자금을 채우기 위해서 하는 부업'으로도 볼 수 있다.

 

     임시직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으로 선거에 더 많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은 자립심과 독립적인 자세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진보적 가치, 사회적 문제에서는 보수적 가치에 공감할 것이다. 2030년에 유럽과 미국, 그리고 세계 다른 지역 노동력의 절반 이상이 임시직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정치적 지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만약 독점적 디지털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면 결국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를 착취하게 되지 않을까?

 

▣ 압도적 독점의 위험

     실리콘밸리에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원칙은 '허가를 얻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용서를 구하는 편이 낫다'

 

     공유 경제가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경우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유 경제 자체가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기존의 규정들을 적용할 수 없다. 

     2009년 시작된 우버는 자동차가 있는 사람과 차가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모두가 이익을 얻도록 해주는 양방향 사업이다. 현재 우버는 73개국의 900여 곳이 넘는 도시와 대도시 지역에서 운영된다. 사업 당시 우버 경영진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대부분의 도시들이 운송 체계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택시 사업체와 소속 기사들도 우버 사업에 가장 소리 높여 반대했다. 하지만 우버는 시작부터 규정이나 자격 문제를 무시하는 쪽을 택했다. 그렇지만 택시 회사들의 압력을 받은 도시가 우버를 받아들이지 않아 우버는 사업 확장을 위해 규정을 따르거나 제약을 감수하는 쪽을 택해야 했고, 어느 도시에서는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버는 경쟁 업체의 반발이나 정부의 규제에 마주해도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버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몸집을 키워야 이익을 낼 수 있고. 빠르게 성장해야 경쟁 기업들이 비슷한 사업을 시작하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압도적 독점' 전략을 취했다. 초반에 많은 회원들을 확보하고 이익을 얻도록 해주고, 이들을 통해 이해관계가 얽힌 기존 운송 업체들의 압박과 정부의 관련 규제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우버가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런던의 사례를 보자. 우버는 2012년 하계 올림픽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런던에 4만 명 이상의 우버 기사들이 영업하고 있으며 상시 이용자만 350만 명이 넘는다. 그 과정에서 많은 반대와 경쟁자들과 맞닥뜨려야 했다. 우버는 이따금 일하는 사람이나 개인에게 고용된 운전기사들이 티 나지 않게 부업처럼 할 수 있는 일종의 그림자 산업이었다. 그러다가 2014년 6월 런던에서 택시 기사들이 우버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4000대에서 1만 대가량의 택시들이 영업을 중단했고 차량 거리 시위로 교통체증까지 일으켰지만 우버 이용자는 오히려 850%나 증가했다. 

 

     2017년 런던의 금융 중심지구에서 우버 이용이 금지되자 며칠이 지나지 않아 80만 명 가까이가 이용을 허가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관계 당국은 청원이 정식으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한시적이라도 우버 영업을 다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우버가 그토록 독점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수평적 사고를 적용한 덕분이었다. 우버 창업자는 회원으로 등록된 운전자와 이용자들이 우버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제 우버는 런던에서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압도적인 독점 기업이 되었다. 

 

     혁명적인 사실은 공유 경제가 사회경제적 역할과 관계를 뒤집었다는 점이다. 우버는 소득이 적은 노동자들과 은퇴자들에게 또 다른 수입을, 실업자들에게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일거리를 제공한다. 운전자들은 더 이상 회사의 배치에 따라 움직일 필요 없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일거리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우버는 몇 가지 분명한 사회적 흐름을 파악했고 수평적 사고로 모든 것을 하나로 묶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디지털 기술이 또다른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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