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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너무 많은 화폐들(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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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거래된다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토큰' 즉, 일종의 증표로 바꿀 수 있으며, 주식, 상품, 채무, 부동산, 예술 작품, 출생 기록, 합의 기록, 학위, 투표 기록 등 모두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화한 증명서나 인증서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자료도 이렇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혁신적인 잠재력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제력 일부를 중앙의 지배층의 아니라 이용자들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좀 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제도나 체제를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 사이의 관계와 기존의 관료주의까지 뒤바꿀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화폐와 함께 스마트 계약, 디지털 기록 관리, 그리고 분산된 자율 조직들을 하나로 묶으면 계약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추적할 수 있고, 계약이 성립하는 순간 자동으로 지급되게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특정 상품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의류를 만드는 일부 기업들은 각각의 옷마다 특별한 디지털 표시를 하여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원료에서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공급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금지된 원료 사용이나 아동 노동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 암호 기술 시대의 천생연분

     디지털 혁명 이전에는 상품과 기술들이 쉽게 도용당하지 않도록 특허권과 상표, 저작권 같은 보호 장치들이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모든 지적 재산에 관한 디지털 기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일반 대중은 모든 특정한 작업 결과물의 값어치와 장점들을 판단할 수 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승인받지 않은 사용을 추적하는 유용한 디지털 추적 장치를 만들 날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 그리고 방송 관계자들이 고민하는 여러 인허가 과정을 더 쉽고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바커 매킨지 소속 변호사 <바짓 클라크>는 이렇게 말한다.
"블록체인과 지적 재산은 디지털 암호 기술 시대의 천생연분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디지털화한 기록 보관소에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을 때부터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으며, 바뀌는 내용도 계속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은 창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산업보다는 지적 재산 산업에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이 새로운 기술을 적절하게 적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 불필요한 관료주의와 작별하기

     블록체인 기술에 수평적 사고를 적용하면 정부 기관과 국민, 기업과 주주, 혹은 정당과 당원이나 정부와 유권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도 있다. 예컨대 전 세계 어디든지 선거에서 투표용지나 기계식 투표 혹은 검표 장치를 사용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전자 투표가 가능해져 투표소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좀 더 편리하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블록체인에 자신의 기록을 갖게 되며, 개인에게 부여된 암호로 인증하면 투표할 수 있다. 덴마크의 일부 정당들은 내부 투표에 이 방식을 도입했으며, 에스토니아의 기업들은 의결 과정에서 주주들의 투표를 이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모두가 평등하게 디지털 기기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어려움도 감안해야겠지만, 참여도와 참여율은 크게 오를 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사전 합의한 특정한 조건에 따라 정부 관료들이 선거 공약을 자동으로 이행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예를 들어 선거가 끝난 후에 '스마트 계약'이나 특정 항목으로 예산이 자동으로 배치되도록 하는 방법 등을 통해 약속한 정책들이 이행되도록 할 수 있다. 아니면 정당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 혹은 약속한 만큼 예산을 사용하는지 등을 추적할 수도 있다.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스마트 계약은 경제분야 전반에 대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특정 거래가 진행되도록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스마트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간단한 사례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매달 갚아야 할 대출 이자도 함께 내려가는 대출 계약이다. 

 

     영국 정부의 수석 자문이 작성한 2016년 보고서의 첫 번째 문장에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은 강력하고 파괴적인 혁신이다. " 공공 민간사업 분문에 변혁을 가져오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비용을 절감하고 법 집행을 감시하며 책임감을 확실하게 북돋움으로써 정부의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금을 징수하고 복지 비용을 지출하며 국민들과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 디지털 공화국

     2030년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고 싶다면 에스토니아로 눈을 돌려보자. 에스토니아에는 전 세계에 자국을 '디지털 에스토니아'로 내세울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전자 정부가 있다. 이 작은 나라의 130만 국민은 복지 수당 신청에서 의료 처방전 수령, 사업 등록, 투표 등을 물론 3000여 개에 달하는 정부의 디지털 방식 지원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블록체인으로 연결되어 모든 경계선이 허물어진 가상현실 속 정부나 다름없다. 게다가 안전하다. 이는 정부가 국가를 디지털 사회로 변모시키려 통합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에스토니아는 '국가'라는 기존의 개념 자체를 떨쳐버리려고 한다. 에스토니아에서는 디지털 '거주'가 가능하므로 외국인도 정부의 허락을 받아 접속만 하면 정부가 제공하는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에스토니아 국민과 똑같이 금융 업무도 볼 수 있다. 에스토니아 국민들은 사실상 국경이나 경계선이 없는 새로운 개념의 가상현실 국가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에스토니아에 디지털 거주 신청을 한 외국인은 3만여 명에 달한다. 에스토니아는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의 수평적 적용이라는 새로운 사고방식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각국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적 내용들을 활용하고 있다. 유럽의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블록체인 내부의 자료들이 절대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이 경제 분야에서 투명성과 책임감을 제공한다." 사생활과 자료만 확실히 보호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국민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고 공무원들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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