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흐름과 싸우고 있는가? 그렇다면 미래와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여라. 그 흐름이 순풍이 되어 당신을 앞으로 이끌어줄 테니까.
-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
▣ 위기는 어떻게 기회가 되는가
2019년 과학자들이 사상 최초로 블랙홀 사진을 공개하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과학자들이 국제적으로 공조하여 나흘간 찍은 수많은 사신을 합성한 결과였다. 연구를 이끈 천체물리학자 <세퍼드 돌먼>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동안 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습을 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지구온난화, 기술적 혼란과 지정학적 분열로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또 다른 블랙홀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고 싶어 했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 볼 수는 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수평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멀리 보기
2. 다양한 길 모색하기
3.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4. 막다른 상황 피하기
5.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6.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7. 흐름을 놓치지 않기
▣ 멀리 보기
"육지에서 멀어질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수평선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미국의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말이다. 잘 모르는 것들을 두려워하면 기회를 붙잡는 데 방해가 된다. 역사상 위험하고 믿기지 않는 탐험 중 하나인 스페인의 멕시코 침략을 예로 들어보자.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는 멕시코의 아즈텍 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침략하면서 부하들에게 타고 온 11척의 배 모두를 침몰시키라고 명령했다. 200명이 넘는 부하들에게 돌아갈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한 것이다. 사실 코르테스는 이 일은 부하들이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코르테스는 이미 그렇게 하기로 결심을 굳힌 상태였고, 그저 부하들의 제안에 따른 행동처럼 보이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코르테스는 무모하기만 한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늘 상황을 수평적으로 혹은 또 다른 측면에서 보고 있었다. 그는 모험에 실패할 경우 자신의 행적을 변명할 핑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따라서 나중에 누군가 침몰한 배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경우 그는 부하들이 제안하여 그랬을 뿐이니 보상 문제는 모두의 연대 책임이라고 변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치열한 전투 끝에 1521년 8월 아즈텍 제국은 코르테스와 부하들의 손에 멸망했다.
많은 위협에 무작정 두려워하면 어려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우리는 새로운 수평선을 향해 나아 갈 수 있다.
수평적 사고를 갖추면 경쟁이 아닌 새로운 활력소로 바라볼 수 있다.
자동화와 암호 화폐의 영향력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는 기술이 낳은 혼란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이끌어내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 다양한 길 모색하기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맞닥뜨리면 두려워서 다양한 길을 찾으려 한다. 다가오는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 쉽게 말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다. 이 목표는 여러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레고의 사례를 예를 들어보면, 레고는 1990년대에 비디오 게임과 전자 장난감들로 위기를 맞자 레고 상표를 앞세워 의류와 장신구, 시계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처참한 실패를 겪는다. 그 후 2001년 경영 방침을 다시 블록 장난감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다양한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로 등극했다. 그렇다면 과거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레고의 성공 비결은 세대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레고의 기본형 블록 6개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은 9억 1599만 개가 넘는다. 레고는 블록으로 조립할 수 있는 영화 주인공과 보드게임, 그리고 '레고 무비', '레고 스타워즈', '레고 베트맨', '레고 닌자고' 같은 가족 영화들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연령대나 조립 능력에 상관없이 누구든 레고 블록으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의 작가 <존 스타인벡>은 이런 말을 남겼다. "새로운 발상이란 토끼의 번식과 비슷해서 한두 가지 좋은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조합할지 배울 수만 있다면 곧 10여 개가 넘는 또 다른 발상이 떠오른다." 레고의 소셜 미디어와 동영상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라스 실버바우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혼란한 세상 속에서 뭔가를 해내고 싶다면 자신이 바로 지금 하는 일의 여러 측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30년을 맞이하려면 수많은 새로운 발상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기존의 믿음이나 행동 방식을 고수하면서 기대 수명과 인구 노령화, 인공지능의 영향력을 살피는 데 도움을 얻겠다는 생각은 안이하다.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는 직업과 퇴직, 혹은 장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언제든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대규모 변화에 대처할 때 발생하는 또 다른 어리석은 믿음은 뭔가 거창하게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려움에 시달릴 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최초로 시가총액 1조를 달성한 애플의 사례는 작은 생각들을 모아 각 단계마다 수평적 사고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처음부터 파격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애플은 언제나 새로운 조합과 배열, 수평적 연결을 염두에 둔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로 음악을 재생하는 '아이팟'도, 스마트폰도, 태블릿 컴퓨터도 직접 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개발자들을 독려해 연이어 스무 차례 이상 반복해서 기존의 기술에 변화를 주도록 했다. 다시 말해 변화가 계속 이어지게 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잡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행동에 관한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보다 진행 상황에 따라 개선 방법을 찾는 데 주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2030년이 다가오지만 무조건 버티면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거대한 변화에는 완고한 고집이 아니라 점진적인 수정과 적응이 필요하다.
▣ 막다른 상황 피하기
막다른 곳에 몰려 두려움이 엄습하면 점진적인 방향 수정이나 수평적 사고를 하기 어렵다.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상황 변화에 확실하게 적응할 수 있다.
모든 선택을 열어두자는 생각이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도 있다. 사람들 중에는 한번 내린 결정을 뒤바꾼다고 해서 큰 만족을 얻을 수 없고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 확인하려 애쓰다 보면 힘만 낭비하고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신경 쓰게 되면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선택의 여지를 열어 놓다 보면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킨지 같은 전문 상담 업체는 "리얼 옵션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의사 결정권자가 지속적으로 비용을 낭비하는 일 없이 다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한다. 이 전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위험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 같은 극단적 선택 사이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깨닫고 '양자택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은 처음부터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선택의 여지를 두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때 그 결정 자체에도 '
선택의 여지'를 두어야 하며, 실제로도 체계적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대안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서 결론은 우리 모두가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우리는 어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고 실패를 뒤로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란 두려움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므로 노련한 운동선수조차 경쟁으로 인한 불안 때문에 몸을 떤다. 음악가나 배우들은 이런 불안감을 '무대 공포증'이라 부른다.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은 승리를 지향하기보다 패배하지 않거나 손실을 줄이려는 노력만 한다. 이런 현상을 '손실 회피 편향'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이익을 보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위스터 처칠은 이렇게 말했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인간이 사는 지역 중 가장 고립되어 있다고 알려진 '이스터섬'은 163킬로 제곱킬로미터 남짓한 작은 화산섬으로 한때 찬란한 문명의 중심지였으며 예술과 종교, 정치가 크게 발전했다. 그중에서 세계 7대 불가사리 중 하나인 '모아이'로 알려진 인간 형상의 돌 조각상이 유명한데 각기크기가 다르고 1000여 개 달한다.
이 섬의 문명은 자원을 모두 소진한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1722년 유럽 사람들이 처음 찾아왔을 때는 이미 섬이 몰락한 지 한참 지난 후였다. 과거 태평양의 이스터섬은 우주 안의 지구처럼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었으며 섬을 탈출하거나 외부의 도움을 구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학자들은 이스터섬 사회의 붕괴가 인류의 미래에 관한 최악의 상황을 미리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학자는 토박이 씨족들이 치열한 모아이 세우기 경쟁으로 문명이 퇴화했다고 말하고, 또 어떤 학자는 처음 정착할 때 따라 들어온 쥐들이 환경을 파괴해 퇴화했다고 얘기한다. 누구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지를 떠나 생태학적 자살이 아닌 석기시대의 이스타 문명이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에는 크게 번성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이스터섬의 혁신 역량은 바퀴도 가축도 없는 상황에서 거대한 모아이 조각상을 만들고 옮긴 기술에서 알 수 있다. 실험에 따르면 스무 명 정도가 섬에 한 곳뿐인 채석장에서 만든 모아이 조각상을 똑바로 세운 뒤 잘 다듬은 길을 따라 걷는 것처럼 뒤뚱거리며 움직이게 할 수 있었는데, 조각상에 밧줄을 연결해 시계추가 움직이듯 양 옆에서 끌고 잡아당기는 작업을 반복해야 이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시 섬의 원주민들이 어떻게 모아이 조각상을 이동시켰을지가 미스터리하면서도 혁신의 역량으로 본 것이다.
지금 현재 이스터섬 문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는 지구온난화다. 해수면 상승으로 조상들의 유적을 보존할 수 없다는 무력감 속에서도 원주민들은 낙관적이다. 이스터섬 원주민들 생존을 위해 문화를 바꾸는 일도 개의치 않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조상들을 신격화 숭배하는 의식을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는 축하 행사로 바꾸고, 새로운 문화적 관습으로 1년에 한 번 '새 인간'을 선택하기 위해 '첫 번째로 새의 알을 가져오는 경주'를 만들어 승자가 다음 1년 동안 씨족들을 다스리며 제한된 자원을 관리하는 평화롭고 효과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이스타섬 원주민들은 유럽 사람들이 찾아오기 전부터 모아이 조각상을 만드는 소모적인 경쟁을 그만둔 상태였다. 1500년 이후부터 모아이를 전혀 만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을 맞이하는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보존하고 혁신을 쉬지 않으면서 선택의 폭을 계속 넓혀야 한다. 수평적 사고를 통해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적 위협들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흐름을 놓치지 않기
세상은 계속 바뀐다. 변화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도 함께 변하는 것이다. 그저 손실을 최소화하려 애쓰거나 한 번에 하나씩 소극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쥴리어스 시저'를 보면 브루투스가 이렇게 말한다. "흐름이 우리 쪽으로 왔을 때 그 위에 올라타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오."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일의 중요성은 경제와 기술의 여러 분야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발명의 역사를 보면 처음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나중에 빛을 보는 발명품 사례가 많다. 많은 기업가가 오랫동안 잊혔던 것들에 깨달음이나 장치들은 되살려 성공했는데, 그들은 몇십 년이 지난 것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을 뿐이다.
1990년 <웹벤>은 인터넷으로 장을 대신 봐주고 배달까지 해주는 사업을 선보였지만 시장을 주도하려면 20년은 더 기다려야 했다. IBM은 1992년 터치스크린이 있는 최초의 스마트폰 '사이먼'을 출시했다. 아이폰이 등장하기 14년 전의 일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PC는 아이패드보다 적어도 10년은 앞서서 선을 보였고, 포인트캐스트는 트위터 보다 10년 전에 올리는 글의 길이를 제안하자고 제안했다.
독창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무르익지 않은 때에 등장한 기술이 기업들을 종종 실패를 맛보게 하지만 기다린 기업들은 성공한다.
우리가 아는 세상이 10년 이내, 적어도 우리의 인생 어느 지점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깨달음은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사상을 계속 존중하는 대신 도전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나치게 직선적이거나 수직적이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 전통적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30년의 도전들을 이겨낼 수 없다. 늦었다고 할 때가 변화를 위한 가장 빠른 때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우리가 아는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결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