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동의 떡볶이 장사도 날씨 정보로 돈 번다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는 비가 와도 걱정 맑아도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이 가족은 365일 잘 팔리는 제품 구색을 갖춘 모범적인 장사꾼 집안이다.
오늘날 기업들도 온도와 날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그러나 이야기 속 어머니와 다른 점은 걱정만 하기보다 날씨와 계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날씨 정보를 이용하면 천재지변과 같은 재해로 인한 손실을 대비할 뿐 아니라 재고량, 판매량 조절 등에도 활용하고 주류, 음료, 빙과, 의류 냉난방기, 항공, 해운, 유통, 관광, 건설, 보험 등 다양한 업종에서 날씨 정보를 하고 있다.
패션업계 이랜드는 기온별 일일 판매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일 각 제품의 출고량을 조절한다. 제일모직은 날씨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JIT(just in time)' 시스템을 도입했다.
훼미리마트는 2년여 간 150억 원을 투자해 날씨 변화를 감안한 판매점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전국 편의점에 POS단말기로 날씨 정보를 전달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도시락, 김밥, 아이스크림, 음료 등의 발주량을 15% 줄여 재고 일수를 10일 ~ 15일 줄여 물류비를 절감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점 'K마트'는 날씨요인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제품을 구분해 제품 코드를 붙여 관리한다. 예를 들면 세면 도구류, 잡화류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 변화가 심하고 소득이 높은 노년층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 '초여름에 많이 팔리는 제품군' 등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일본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재팬' 의 날씨 정보 시스템은 효율적인 발주를 위해 일정 시간 간격으로 기온 변화는 물론 체감 온도 등을 문자라 그래프로 제공하고 산이나 골짜기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분석 결과까지 제공한다.
코카콜라는 기온이 25도가 넘으면 매출이 급증하고, 1도 올라갈 때마다 15%의 판매량이 증가한다고 분석하고 야외 자판기에 기온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기온에 따라 콜라의 판매 가격을 조정한다고 한다.
기상마케팅은 대기업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명동의 떡볶이 상인은 떡볶이가 가장 잘 팔리는 기온인 0~1도를 기준으로 적당한 추위가 지속되는 기간에는 떡볶이 재료를 평소보다 많이 준비한다고 한다. 이처럼 날씨와 마케팅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 기상마케팅 활용 기법
1) 날씨에 따라 변하는 고객 심리를 활용한다.
날씨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등 기상 현상별로 소비자의 구매심리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따라서 각각의 기상 현상에 어떤 형태로 대응할 것인지 미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2) 날씨를 최고의 영업사원처럼 다룬다.
날씨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영업 자산이다. 날씨는 고객이 있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기에 날씨와 따로 노는 영업은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3) 재고량과 생산량은 날씨 정보를 활용해 결정한다.
현재 기상청은 수개월 후의 날씨를 미리 알려 주는 장기 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날씨 예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날씨에 따른 수요량 변화와 재고량 조절이 가능하다. 날씨 민감형 상품의 경우 날씨 예보로 재고량 및 생산량 조절에 적극활용해야 한다.
4) 1년365일 날씨 활용 방안을 미리 수립한다.
미국의 유통업체들은 1년 전에 연간 기상마케팅 전략을 미리 수립한다고 한다.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날씨이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로는 날씨 정보를 활용하는 기업은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진다.
5) 날씨 친화형 상품을 개발한다.
날씨 흐름에 맞게 개발된 상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날씨 패턴에서 비롯되는 소비자의 요구와 필요성을 더 잘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날씨 흐름을 무시하고 개발된 제품은 소비자 반응이 부정적이기 쉽다.
6) 해외시장은 유사한 날씨를 보이는 지역끼리 묶어 개척한다.
날씨가 비슷한 지역의 주민들은 상품군도 유사한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내수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업체라면 비슷한 날씨를 보이는 지역끼리 치밀하게 분류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한 지역에서 날씨 민감형 상품이 성공할 경우 유사한 기후를 보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7) 궂은 날씨도 유리하게 활용하라.
미국의 어느 도시는 비가 너무 자주 내리자 이를 '비축제' 로 승화시킨 관광상품을 개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역발상이야 말로 날씨와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기업경영의 지혜다.
날씨 정보는 기업의 마케팅에 대단히 중요한 정보원으로 활용되고 있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따라서 날씨를 불가항력으로 생각하는 기업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